연금저축 계좌에서 매달 25일, 월급 들어오면 TIGER 미국S&P500 을 산다. 좋은 습관이다. 적립식은 타이밍을 포기하는 대신 꾸준함을 얻는다. 그런데 넣는 날 가격이 평소보다 높으면 찜찜하고, 그 다음 주에 5% 빠지면 "며칠만 기다렸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 글은 그 찜찜함을 데이터로 다룬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적립식을 버리라는 게 아니다. "매달 같은 날"을 "평소보다 싼 날"로 바꾸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20년치로 확인했다.

연금저축 ETF 적립식 — 싼 날 몰빵 vs 나눠 담기 20년 비교

1. "싼 날"의 정의

오늘 종가가 최근 180거래일 평균보다 몇 % 아래인지를 본다. 미국 S&P500 계열 ETF 는 변동성이 작아서 잣대가 작다. VOO 는 -2.5%, SCHD 는 -2%, TIGER 미국나스닥100 은 -2%. 코스피(-5%)나 코스닥(-7%)보다 훨씬 작은 숫자다. 이 잣대면 20년 동안 1년에 20번쯤 "싼 날"이 나온다. 대략 매달 한두 번이다. 적립식과 궁합이 맞는 빈도다.

그리고 짝이 되는 지표 — VOO·SCHD 는 S&P500 지수, TIGER 미국나스닥100 은 나스닥 종합지수 — 도 같은 방향으로 싸야 한다. 환율 때문에 국내 상장 ETF 만 빠진 날은 "싸다"고 부르지 않는다.

2. 20년 백테스트 — 3개월 뒤 어떻게 됐나

그 조건에서 샀을 때 60거래일 뒤 결과다.

종목잣대3개월 뒤 오를 확률평균 수익률나눠 담기 최악 물림
SCHD (미국 배당)-2%90%—-7.0%
VOO (S&P500)-2.5%80%—-6.3%
TIGER 미국나스닥100-2%80%+8.3%-5.0%
코스피 (비교)-5%59%+3.1%-9.5%

미국 대표지수 ETF 의 확률이 높은 건 이 기간 미국 시장이 우상향했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미국이 앞으로도 오른다"는 증명이 아니라 "빠진 날 샀을 때 회복이 빨랐다"는 기록이다. 그 차이를 알고 봐야 한다.

TIGER 미국S&P500 은 표에 없다. 2020년 상장이라 5년치밖에 없어 20년 잣대를 댈 수 없다. 대신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VOO 의 20년 기록을 참고하고, 국내 상장분은 S&P500 지수를 짝 지표로 같이 본다. 연금저축 보유 1위 종목이라 앱에는 넣었지만, 백테스트 숫자는 짧다는 걸 밝혀 둔다.

3. 몰빵 vs 나눠 담기 — 52 대 1

싼 날이 왔다고 그달 예산을 한 번에 넣는 것과, 싼 날마다 쪼개 넣는 것(최대 10번)을 비교했다. 20년 동안 가장 깊이 물렸던 순간이 기준이다.

53종목 중 52종목에서 나눠 담기가 덜 물렸다. TIGER 미국나스닥100 은 -5.0% 대 -6.0%, 코스피는 -9.5% 대 -12.8%. 유일한 예외는 도지코인이었다 — 급등락이 하루 안에 끝나서 나눌 시간이 없는 자산이다. 연금 계좌에 도지코인은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차이가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6%와 -5%의 차이는 "이번 달도 넣을까"라는 마음의 차이다. 덜 물린 사람이 다음 달에도 넣는다. 적립식의 적은 수익률이 아니라 중단이다.

4. 실제로 어떻게 하나

  1. 기본은 그대로. 매달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날 넣는다. 이걸 깨면 안 된다.
  2. 싼 날 가중. 월 예산의 일부(예: 30%)를 따로 두고, 180일 평균 대비 잣대 아래로 내려온 날에만 쪼개 넣는다. 그달에 싼 날이 없으면 그냥 다음 달로 넘긴다. 억지로 쓰지 않는다.
  3. 최악값을 미리 본다. 20년 기록에서 20번에 1번은 얼마나 물렸는지 확인하고, 그 숫자가 와도 계좌를 안 열 수 있는지 스스로 답한다.
  4. 확인은 자동으로. 매일 79종목 평균을 손으로 낼 수는 없다. 3일 하고 그만두는 규칙은 규칙이 아니다.

정리하면

매달 같은 날 넣는 적립식은 옳다. 거기에 "평소보다 싼 날 조금 더"를 얹으면 20년 기록상 덜 물렸고, 덜 물린 사람이 계속 넣었다. 목적은 수익률 1%를 더 먹는 게 아니라, 10년 뒤에도 이 계좌에 돈을 넣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위 수치는 2006~2026년 야후 파이낸스 종가 기준 자체 백테스트(mode2, 60거래일 평가) 결과이며 투자 참고 정보입니다. 과거 기록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연금저축·ISA 세제 혜택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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