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논의의 방향이 다시 바뀌고 있다. 내릴 거라는 기대가 우세했던 구간을 지나,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배경은 단순하다. 물가가 생각만큼 안 내려가고 연료비가 가계 지출을 누르고 있다.

Hand reaching towards floating percentage symbols
Photo by Sasun Bughdaryan on Unsplash

여기서 흔한 실수는 방향을 맞추려 드는 것이다. 중앙은행 총재도 확신하지 못하는 걸 개인이 맞출 수는 없다. 대신 할 수 있는 건 어느 쪽으로 가도 버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왜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나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려면 물가가 목표 근처에서 안정돼야 한다. 물가가 안 내려가는데 금리를 내리면 소비가 다시 자극돼 물가가 더 오른다.

연료비는 특히 까다롭다. 기름값은 운송비를 통해 거의 모든 물건 가격에 스며든다. 그래서 유가가 오르면 식료품부터 서비스까지 광범위하게 물가를 밀어 올린다.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인데 결과는 물가로 돌아온다.

여기에 경기가 생각보다 괜찮게 나오면 금리를 내릴 명분이 더 약해진다. 경기가 나쁘지 않고 물가가 안 꺾이면, 금리를 유지하거나 올리는 쪽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금리가 오르면 먼저 아픈 곳

변동금리 대출. 가장 직접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몇 달 안에 월 상환액이 올라간다. 고정금리라면 만기까지는 영향이 없지만, 만기에 갈아탈 때의 금리가 달라진다.

만기가 가까운 대출. 지금 금리가 낮은 대출을 쓰고 있어도 1~2년 안에 만기가 오면 그때 금리로 다시 빌려야 한다. 이 재조달 위험이 변동금리보다 덜 주목받지만 금액이 더 클 수 있다.

주식 중 고밸류에이션 종목.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깎인다. 지금 이익보다 미래 성장 기대로 비싼 주식이 더 크게 흔들린다.

반대로 유리해지는 것

예금과 채권 신규 매수는 금리가 오르면 조건이 좋아진다. 같은 돈으로 더 높은 이자를 받는다.

다만 이미 보유한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린다. 만기까지 들고 갈 생각이면 가격 하락은 장부상 숫자일 뿐이지만, 중간에 팔아야 하면 실현 손실이 된다. 채권을 살 때 만기를 내 자금 계획에 맞추는 게 중요한 이유다.

어느 쪽으로 가도 버티는 준비

상환 여력을 스트레스 테스트한다. 지금 대출 금리가 1~2%포인트 올랐을 때 월 상환액이 얼마가 되는지 계산해 본다.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계산만으로도 지금 빚이 적정한지 판단이 선다.

예금 만기를 분산한다. 전부 한 시점에 몰려 있으면 그날의 금리가 내 수익률을 결정한다. 3개월·6개월·1년으로 쪼개두면 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도 일부는 유리한 시점에 갱신된다.

비상금을 먼저 채운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대출을 새로 내기가 더 비싸진다. 그때 쓸 현금이 있으면 비싼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재조달 시점을 달력에 적는다. 내 대출과 예금의 만기가 언제인지 아는 사람이 의외로 적다. 적어두면 그 시점 전에 대안을 비교할 시간이 생긴다.

정리하면

금리 방향 전망은 매달 바뀐다. 올해만 해도 내릴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가 오를 수 있다는 쪽으로 돌았다.

그 전망을 따라다니는 대신, 오르면 얼마나 아픈지 계산해 두고 그 아픔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확인한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베팅하지 않고 통제할 수 있는 쪽을 정리하는 것 — 이게 금리 국면에서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전부이자 충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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