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앞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감각이 있다. 오후 네다섯 시쯤부터 눈이 뻑뻑해지고, 화면에서 눈을 떼고 창밖을 보면 초점이 잡히는 데 잠깐 시간이 걸린다.

low angle photo of city high rise buildings during daytime
Photo by Sean Pollock on Unsplash

이건 대부분 눈이 나빠진 게 아니라 오래 같은 방식으로 쓴 결과다. 구조를 알면 자리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몇 가지 보인다.

깜빡임이 줄어든다

화면에 집중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무언가를 골똘히 볼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깜빡임을 참는다.

깜빡임은 눈물막을 눈 표면에 고르게 펴 바르는 동작이다. 이게 줄면 표면이 마르고, 마르면 뻑뻑하고 따가운 느낌이 온다. 인공눈물을 넣으면 잠깐 나아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유도 원인이 깜빡임 쪽에 있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깜빡이는 걸 기억하기는 어렵다. 대신 화면에서 눈을 떼는 시점을 만들면 그때 자연스럽게 깜빡이게 된다.

초점 근육이 계속 긴장한다

가까운 것을 볼 때 눈 안쪽 근육이 수축해서 초점을 맞춘다. 화면처럼 가까운 거리를 몇 시간씩 보면 이 근육이 계속 수축한 상태로 있다.

화면에서 눈을 뗐을 때 먼 곳이 잠깐 흐린 건 이 근육이 이완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다리가 뻣뻣한 것과 비슷하다.

널리 쓰이는 방법이 20-20-20이다. 20분마다 20초 정도, 6미터쯤 떨어진 곳을 본다. 숫자 자체가 정밀한 기준이라기보다, 주기적으로 초점을 멀리 보내라는 규칙으로 이해하면 된다.

모니터 위치가 생각보다 크다

화면이 눈높이보다 높으면 눈을 크게 뜨게 된다. 눈이 많이 노출될수록 표면이 빨리 마른다.

화면 상단이 눈높이보다 약간 아래에 오도록 두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살짝 내려가고, 눈꺼풀이 표면을 더 덮는다. 노트북을 그대로 책상에 놓고 쓰면 대개 화면이 너무 낮아 목이 숙여지므로, 받침대와 외장 키보드 조합이 눈과 목 양쪽에 낫다.

거리는 팔을 뻗었을 때 손끝이 화면에 닿는 정도가 흔히 권장된다. 너무 가까우면 초점 근육이 더 강하게 수축한다.

밝기와 대비

어두운 방에서 밝은 화면을 보면 눈이 계속 적응하느라 피로해진다. 화면 밝기를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맞추는 게 기본이다.

실용적인 기준은 화면 옆의 흰 종이와 화면의 흰 배경이 비슷하게 보이는지다. 종이가 훨씬 어두우면 화면이 너무 밝은 것이다.

글자 크기를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작은 글자를 읽으려고 화면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눈과 목에 같이 부담이 간다.

바꿔볼 만한 것들

일하는 자리에서 오늘 바로 조정할 수 있는 것들이다.

  • 화면 상단을 눈높이보다 살짝 낮게 둔다
  • 화면과 눈 사이를 팔 길이 정도로 벌린다
  • 화면 밝기를 주변 조명과 비슷하게 맞춘다
  • 글자 크기를 몸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수준까지 키운다
  • 한 시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 곳을 본다
  • 건조한 실내라면 가습이나 환기로 습도를 올린다

언제 진료를 받아야 하나

환경을 조정해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눈 통증이 심하거나,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이물감이 지속되면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여기 정리한 내용은 일상적인 화면 피로에 관한 일반적인 이야기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저녁 눈 피로는 오래 같은 거리를 같은 방식으로 본 결과다. 거리와 높이, 밝기, 그리고 눈을 떼는 주기. 이 네 가지만 손봐도 체감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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