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한다고 하면 GRE는 당연히 봐야 하는 시험이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많은 학교들이 GRE를 선택 사항으로 바꿨고, 아예 요구하지 않는 곳도 늘었다. 이 글에서는 지금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GRE 없이 지원할 때 무엇을 더 신경 써야 하는지를 정리해봤다.
GRE 면제 흐름은 어떻게 시작됐나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대부분의 시험 센터가 문을 닫았고, 각 대학은 어쩔 수 없이 GRE 점수 없이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뽑아보니 GRE 점수가 없어도 합격자들의 학업 성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거기에 더해, GRE가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인종에 따른 격차를 오히려 벌린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오면서 많은 학교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면제 정책을 유지하거나 아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ETS(GRE 주관 기관) 자체도 이 흐름을 의식한 듯 2023년에는 GRE 시험 시간을 기존 약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대폭 줄이는 개편을 단행했다. 시험은 유지하되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한 것이다.
2026년 현재 GRE 면제 학교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숫자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단정 짓기 어렵지만, 미국 내 상위권 대학원 상당수가 이미 GRE 선택 제출(optional) 또는 면제(not required) 정책을 운영 중이다.
주요 학교 및 프로그램 현황 (2026 기준 참고용)
- MIT: 공학 계열 다수 프로그램에서 GRE 선택 제출
- 하버드: 교육대학원(HGSE) GRE 폐지, 의과학 일부 프로그램 면제
- 스탠퍼드: 컴퓨터사이언스, 엔지니어링 계열 다수 선택 제출
- UC 버클리: 여러 대학원 프로그램에서 GRE 요구 안 함
- 컬럼비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도 프로그램별로 면제 운영 중
다만 같은 대학이라도 학과마다 다를 수 있다. 경영대, 의대, 법대는 별도의 시험(GMAT, MCAT, LSAT)을 보기 때문에 이 글과는 무관하다. 지원하려는 학과의 2026-2027년 admissions 페이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GRE 없이 지원하면 무엇으로 평가받나
GRE가 없어졌다고 해서 입학이 더 쉬워진 건 아니다. 평가 기준이 다른 쪽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1. SOP (Statement of Purpose)
지원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이다. 왜 이 학교의 이 프로그램인지, 자신의 연구 관심사가 무엇인지, 졸업 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GRE 점수가 없으니 이 글 하나로 차별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 추천서
교수나 실무 경험자에게 받는 추천서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단순히 "이 사람은 좋은 학생이었다"는 수준의 추천서는 오히려 역효과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역량을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3. 학부 성적(GPA)
GRE가 없으면 학부 성적이 유일한 수치 기반 평가 요소가 된다. 낮은 GPA를 GRE 고득점으로 만회하던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4. 연구 경험 및 포트폴리오
특히 이공계나 사회과학 계열 박사 과정에서는 논문 게재 이력, 인턴십, 프로젝트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5. 영어 실력
GRE를 안 봐도 영어 능력 자체는 여전히 중요하다. TOEFL이나 IELTS는 대부분 학교에서 필수로 요구하고, GRE Verbal이 사라지면서 영어 글쓰기 능력은 오히려 SOP와 추천서에서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GRE를 아예 준비 안 해도 될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지원하려는 프로그램이 명확하게 "GRE 불필요"라고 명시했다면 준비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선택 제출(optional)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Optional이라는 건 "내도 되고 안 내도 된다"는 의미지, "안 내는 게 유리하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지원자들이 높은 점수를 제출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프로그램이나 장학금을 노린다면 GRE 점수가 있는 편이 여전히 도움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나머지 스펙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GPA가 높고 SOP가 탄탄하다면 optional GRE를 굳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GPA가 아쉽거나 연구 경험이 부족하다면 GRE 고득점이 만회 수단이 될 수 있다.
GRE 준비를 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GRE의 핵심 난관 중 하나는 Verbal Reasoning 섹션의 어휘 수준이다. 일반적인 영어 공부와는 차원이 다른, 학문적·고급 어휘들이 대거 출제된다. 특히 한국어가 모국어인 지원자들에게는 단어 암기가 전체 공부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GRE 어휘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싶다면 WordWise GRE Coach 앱을 참고해볼 수 있다.
마무리
2026년 미국 대학원 입시는 분명히 달라졌다. GRE 면제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그게 입학 문턱이 낮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평가 방식이 더 다양해졌을 뿐이고,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지원을 준비 중이라면 먼저 목표 학교 프로그램의 2026-2027 admissions 요건을 직접 확인하고, GRE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다음은 SOP, 추천서, GPA, 영어 실력을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준비는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지금 시작하면 내년 지원 시즌에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다.